1부: 바이러스의 이름에 숨겨진 어원과 인류사
1부: 바이러스의 이름에 숨겨진 어원과 인류사
1형: 팬데믹을 일으킨 구체적 질환 및 숙주
사양고양이 사스 (Civet cat SARS)
어원: 사스(SARS)는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(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)의 약어입니다.
역사: 2002~2003년 중국 광둥성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를 긴장시켰습니다.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양고양이(Civet)라는 중간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되었으며, 인수공통감염병의 위험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첫 신종 감염병이었습니다.
낙타 메르스 (Camel MERS)
어원: 메르스(MERS)는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(중중동호흡기증후군)의 약어입니다.
역사: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보고되었습니다. 사막의 동반자인 단봉낙타가 주요 중간 숙주로 밝혀졌으며, 2015년 대한민국에도 유입되어 큰 사회적 혼란을 주었습니다. 치명률이 약 35%에 달해 매우 치명적입니다.
코비드19 (COVID-19)
어원: COronaVIrus Disease 2019의 줄임말입니다.
역사: SARS-CoV-2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 질환으로, 2019년 말 등장해 21세기 인류의 삶, 경제, 문화를 통두리째 바꾼 전 지구적 대유행(Pandemic)을 기록했습니다.
스페인독감 = 신종플루 H1N1
어원: H1N1은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(H1)과 뉴라마니디아제(N1)의 조합을 뜻하는 분자생물학적 명칭입니다.
역사: 1918년의 스페인독감은 전 세계에서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(당시 1차 세계대전 중 중립국이었던 스페인이 이 독감 뉴스를 검열 없이 처음 보도해 억울하게 이름이 붙었습니다). 2009년 전 세계를 다시 공포에 몰아넣은 신종플루 역시 이 H1N1 유전자가 재조합되어 나타난 변종이었습니다.
2형: 바이러스 가문(科)과 고유 명사들
헤르페스 (Herpesviridae)
어원: 그리스어 'herpein(기어가다)'에서 유래했습니다. 피부에 포진이 스멀스멀 번지는 모습에서 착안되었습니다.
역사: 인류의 진화 역사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해 온 질긴 바이러스로, 한 번 감염되면 신경절에 잠복해 평생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피로의 증거처럼 돋아납니다.
헤파드나 (Hepadnaviridae)
어원: 간을 뜻하는 'Hepa-'와 'DNA 바이러스'의 합성어입니다.
역사: 대표 주자는 B형 간염 바이러스입니다. 1965년 바루크 블럼버그 박사가 호주 원주민의 혈액에서 이 바이러스의 항원을 발견(노벨상 수상)하면서 인류가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.
코로나 (Coronaviridae)
어원: 라틴어로 '왕관' 또는 개기일식 때 태양 주변에 빛나는 '광환(Corona)'을 뜻합니다.
역사: 전자현미경으로 보았을 때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꼭 왕관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입니다. 감기를 일으키는 흔한 바이러스였으나, 21세기 들어 사스, 메르스, 코비드19로 진화하며 인류를 가장 괴롭히는 가문이 되었습니다.
오소믹스 (Orthomyxoviridae)
어원: 그리스어 'orthos(바른/정통의)'와 'myxa(점액)'의 합성어입니다.
역사: 호흡기 점액질에 강한 친화력을 보이는 특성에서 유래했으며, 인플루엔자(독감) 바이러스들이 바로 이 가문에 속합니다.
인플루엔자 (Influenza)
어원: 이탈리아어로 '영향(Influence)'을 뜻합니다.
역사: 고대와 중세 사람들은 겨울철 독감이 유행하는 이유를 '별들의 나쁜 기운(영향)' 혹은 '추운 날씨의 영향' 때문이라고 믿었던 데서 유래했습니다.
파라믹스 (Paramyxoviridae)
어원: 그리스어 'para(옆의/유사한)'와 'myxa(점액)'의 합성어입니다.
역사: 오소믹스 가문과 구조가 비슷하지만 다른 특성을 가졌다는 뜻입니다. 인류를 괴롭혀온 홍역(Measles), 볼거리(Mumps) 바이러스가 이 가문 출신입니다.
분야 (Bunyaviridae)
어원: 1943년 우간다의 '분얌웨라(Bunyamwera)'라는 지역에서 최초로 격리되어 지역명을 땄습니다.
역사: 주로 모기나 진드기 같은 매개체를 통해 전파됩니다. 한국에서 야외 활동 시 주의해야 하는 '살인 진드기' 바이러스(SFTS)가 바로 이 분야바이러스 목(目)에 속합니다.
피코르나 (Picornaviridae)
어원: 아주 작은 단위를 뜻하는 'pico(10의 -12승)' 혹은 이탈리아어 'piccolo(작은)'에 'RNA'가 합쳐진 이름입니다.
역사: 이름 그대로 크기가 극도로 작은 RNA 바이러스군입니다.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 바이러스와 인류가 가장 흔하게 걸리는 감기 원인균인 라이노바이러스가 여기 속합니다.
토가 (Togaviridae)
어원: 라틴어로 고대 로마인들이 입던 겉옷인 '토가(Toga, 망토)'에서 유래했습니다.
역사: 바이러스의 중심핵을 지질 외피가 망토처럼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형태적 특징 때문에 붙었습니다. 임산부에게 치명적인 풍진(Rubella) 바이러스가 대표적입니다.
플라비 (Flaviviridae)
어원: 라틴어로 '노란색(Flavus)'을 뜻합니다.
역사: 이 가문의 시조새 격인 황열병(Yellow Fever) 바이러스에서 유래했습니다. 황열병에 걸리면 황달로 몸이 노랗게 변하기 때문입니다. 뎅기열, 지카 바이러스 등 주로 아열대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들이 대거 포진해 있습니다.
칼시 (Caliciviridae)
어원: 라틴어로 '잔, 성배(Calix)'를 뜻합니다.
역사: 전자현미경으로 지형을 관찰하면 바이러스 표면에 컵 모양의 홈이 파여 있는 독특한 기하학적 구조를 가져 붙은 이름입니다. 겨울철 장염과 식중독의 대명사인 노로바이러스가 이 가문의 간판스타입니다.
레오 (Reoviridae)
어원: Respiratory(호흡기), Enteric(장관), Orphan(고아) 바이러스의 앞 글자를 딴 약어입니다.
역사: 처음 발견되었을 때 호흡기와 장에서 검출은 되었으나 특별한 질병을 일으키지 않아 '주인(질환) 없는 고아 바이러스'라는 기묘한 이름이 붙었습니다. 하지만 이후 영유아 장염을 일으키는 무서운 '로타바이러스'가 이 가문임이 밝혀졌습니다.
필로 (Filo)
어원: 라틴어로 '실(Filum)'을 뜻합니다.
역사: 구형이나 정이십면체인 일반 바이러스와 달리, 실이나 지팡이처럼 가늘고 길게 늘어진 기괴한 외형을 가졌습니다. 인류 역사상 가장 무시무시한 치명률을 자랑하는 에볼라(Ebola)와 마르부르크 바이러스가 이 가문 소속입니다.
레이비즈 (Rabies / Lyssavirus)
어원: 라틴어 'rabere(분노하다, 미치다)' 혹은 산스크리트어 'rabhas(폭력을 행하다)'에서 유래했습니다.
역사: 우리에게는 광견병(공수병)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. 중추신경계를 침범해 물을 두려워하고 난폭하게 변하게 만드는 고대의 공포였으나, 1885년 루이 파스퇴르가 백신을 개발하며 인류는 이 공포로부터 물리적 방어선을 구축했습니다.
아레나 (Arenaviridae)
어원: 라틴어로 '모래(Arena)'를 뜻합니다.
역사: 바이러스의 단면을 전자현미경으로 보면, 내부의 리보솜 입자들이 꼭 빵 위에 모래알을 뿌려놓은 것처럼 까슬까슬하게 보여 붙여진 이름입니다. 치명적인 출혈열을 일으키는 라사(Lassa) 바이러스가 대표적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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